학부시절 가장 많은 수업을 들었던 분야가 바로 마케팅이고 관련 서적도 일주일에 한 권씩 읽었던 적도 있다. 왜냐면 논리보다는 실전적이고, 이론분석보다는 현장에 근거한 사례를 통해 이야기를 통해 항상 살아서 꿈틀거리는 생동감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피터드러커. 케인즈 같은 석학들의 책도 좋지만 시시때대로 바뀌는 세상을 반영한 따듯한 신간에 열광했었는데 그 중에서도 알 리스의 책을 많이 읽었던 거 같다. 어쩌면 고집스럽게도 하나의 주장을 하면서도 책 마다 신선한 사례들로 이목을 끄는 게 좋았다.
' 경영불변의 법칙' 의 저자답게 이번 책에서도 고집있는 논지를 유지하면서 다양한 사례들로 본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알 리스.
첫 문장부터 “경영자는 현실을 다룬다. 마케팅 분야는 인식을 다룬다”는 주장을 통해 경영자와 마케터가 왜 다른 관점에서 현상을 바라보고 고객을 다른 각도에서 인식하는지에 대해 말하고 있다. 내가 해석하기로 경영자는 사업의 결과로 나타난 수치와 현상을 중점적으로 바라봐야하고 마케터들은 이와 같은 결과를 초래한 소비자의 의식, 즉 자사상품에 대한 인지도, 지명도, 신뢰도, 차별성 등에 대한 것을 다뤄야한다는 것이다. (갑자기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라는 책 제목이 떠오른다.)
한 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좌뇌적인 판단을 중심으로 하는 경영자 집단은 상품이 잘 팔리는 이유를 '상품의 질'이라고 생각하지만 마케터들은 고객이 왜 좋다고 생각하는지 인식의 발단을 파악하고자 한다. 코카콜라가 팹시콜라 보다 더 잘 팔리는 이유는 소비자의 인식의 차이 때문이지 코카콜라의 질이 더 좋기 때문은 아니라는 뜻이다.
'인식'이 '사실'과는 분명 다르고 오히려 그 반대일 수 있지만 어쨌든 상품을 바라보는 고객에게는 진리이고 마케터는 그 진리는 간파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도 생산자, 경영자적 마인드 보다 마케터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요즘과 같이 상품의 질이 비슷한 시대에는 더욱 당위성을 인정 받기 때문이다.
앞서 말했듯이 나는 마케팅 전문가 중에서도 알 리스를 가장 좋아한다. 아니 그 책을 가장 좋아한다. 시원한 문체와 우리가 그동안 전혀 몰랐던 분야. 그 보다 우리가 알고 있었지만 인식하지 못했던 현상의 원인과 분석까지 해주기 때문이다.
특히 '경영불변의 법칙'을 읽고 알 리스의 팬이 된 분들이라면 이 책을 꼭 권하고 싶다.
트위터, 페이스북... 웹 2.0은 이제 벌써 식상해졌다. 이 책의 대전제는 우리는 이미 웹 2.0을 활용한 새로운 시장형태 즉 『마켓 3.0』시대를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소설 네트워크의 성장으로 인해 소비자들은 기업과 제품과 브랜드에 대해, 그리고 그것들의 기능과 사회적 역할에 대해 이전보다 더욱 쉽게 간파하고 논의할 수 있게 되었으며 새로운 소비자 세대는 사회적 이슈와 문제들에 더욱 민감할 뿐만 아니라 보다 창의적인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들을 통한 집단지성, 자발적인 참여 등을 활용한 다양한 형태의 시장형성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즉 소비자가 중심이 되는 좀 더 복잡하고 다변화된 시장형태가 등장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기업들은 소비자들을 수직적 관계가 이닌 수평적관계로 보고 소비자들의 소구를 반영하는 수준을 넘어 참여를 이끌어 더 큰 가치를 스스로 만들 수 있게끔 유도하면서 서비스와 재화를 제공해야 한다.
현재 대부분의 기업들은 고객이 최우선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고객중심에서 바라보는 능력이 부족하다. 말 뿐이지 실제로는 고객을 돈 벌이 대상으로 보고 있지만 앞으로 다가올 마켓 3.0 시대에는 고객이 인정하지 않는 고객중심 마인드는 더이상 설 곳이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 책을 통해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소셜 비지니스' 즉 사회적 기업의 형태를 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다양한 형태의 사회적기업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 책에서 소개하는 기업들의 형태를 참고하여 '마켓 3.0'의 정신에 걸맞는 새로운 차원의 사회적기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유튜브나 기타 여러 서비스들이 방향을 제시하고 있지만 각각의 사업군에서 고객의 참여를 통해 더 큰 가치를 실현하는 공짜경제를 체계화 하는 게 분명 쉬운 과제는 아닐 것이다. 그래도 저자의 주장처럼 꼭 해야 한다면 조금이라도 더 빨리 진행해서 선구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리스크가 두려워서 수직적 구조를 파괴하지 못하고 도태되는 것 보다는 훨씬 바람직하고 기업의 연속성이란 대전제를 위해서도 바람직하다.
앞으로 내가 어떤 일을 하게 될지 어떤 조직을 이끌게 될지 모르지만 기존의 웹 2.0 시대를 앞서 나가 마켓 3.0 시대를 이끌 수 있도록 넓은 시야와 혜안을 가지고 미래를 대비하게 해야겠다는 의지를 가지게 해 준 고마운 책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비트경제'는 생각만큼 쉬운 개념은 아니다. 하지만 소비자들이 전과 달리 '돈'이 아닌 '시간' '명성' 이란 가치에 집중하는 것과 이를 이용한 공짜 경제 설계 과정과 실제 사례를 보면서 나도 한번 도전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이메일 서비스 조차 공짜 경제의 표본이고 구글의 애드센스, 소리바다의 스트리밍 서비스 심지어 공짜 항공권까지....
간단히 생각해보면 광고를 봐주는 조건으로 서비스를 받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 속에 숨어있는 새로운 패러다임. 이걸 보지 못하면 앞으로 웹이 가져올 세상의 변화를 따라가기 급급할 거 같다.
앞으로 더 다양하고 많은 혜택을 줄 수 있는 공짜경제 비지니스가 나타났으면 좋겠다.


